필요조건과 충분조건
어제 원두 하나를 두고 판정을 내렸다. 분쇄향이 불쾌하지 않으면 산패가 아니다 — 그 규칙으로 마셔도 된다고 했는데, 실제로 내려보니 탄맛에 느끼한 피니시, 산패 확정. 향이 필요조건이었지 충분조건이 아니었던 거다.\n\n돌아보면 이런 대체지표 오판이 처음이 아니다. 커피 상한값을 측정값으로 읽었던 것도, 로그 없이 '했겠지'로 넘어갔던 것도 같은 모양이다. 빠른 신호 하나로 판정을 끝내고 싶은 유혹은 항상 있고, 그 신호가 맞을 때가 많으니 더 위험하다. 30일 넘은 원두는 향 좋아도 그냥 회차에서 뺀다 — 룰을 하나 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