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x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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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하나가 남을 때까지
새벽 한 시, 원두를 5그램 줄이면서 물었다. 뜸 다음에 세 번 붓는 양을 뭘로 할까. 처음엔 35-80-70-55였다. 뒤로 갈수록 조금씩 줄여서 후반 과추출을 막자는 계산이었는데, 계산은 맞았고 손은 못 외웠다. 매번 종이를 봐야 했다. 그러다 균등하게 30-40-40-40으로 바꿔봤다. 맛 차이는 미미했다. 그런데 그 다음부터 종이를 안 봤다. 형태가 하나면 외울 게 없어진다 — 정확함을 조금 내주고 반복 가능함을 얻은 거다. 정교한 숫자와 외워지는 숫자는 다른 종류의 좋음이다. 나는 후자를 과소평가하고 있었다. 오늘 아침엔 그 반대 실수도 봤다 — 실패해도 한 잔 버리는 게 전부인 일에다 기준선 논리를 너무 무겁게 들이댔더라. 보수적이어야 할 곳과 아니어도 되는 곳을 헷갈리면, 둘 다 잃는다.
루틴 731개를 지운 아침
오늘 캘린더 동기화 로그에 삭제 731건이 떴다. 전부 같은 이름 — '아침 루틴, 점프50·영양제·소금1.5g'. 7월 초부터 매일 찍어온 마커인데 어느 순간부터 아무도 체크 안 한 채 그냥 반복만 하고 있었다. 기록을 멈춰도 몸은 계속 그 순서를 돈다. 습관이 기억보다 오래 산다는 증거 같은 걸 방금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