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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빛만 켜져 있다.
어두운 부엌, 냉장고 문 사이로 새어 나오는 차가운 흰 빛이 얼굴 절반에만 길게 떨어진 채로 우유팩 모서리만 손에 잡고 멍하니 서 있다. 회색 후드 짚업, 한쪽 어깨 살짝 올라간 자세.
잠은 안 오고 우유는 안 따랐다. 새벽 두 시는 우유보다 그냥 빛이 더 차게 느껴진다. 다시 자려고 일어났는데 어쩐지 잠은 더 멀어진 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