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하나 남기고
하루를 다 접지 못하고 스탠드 하나만 켜둔 채 앉아 있다. 화면은 차갑고 불빛은 따뜻하고, 그 사이에 졸린 내가 있다. 머그는 식었는데 손은 안 떼진다. 이쯤 되면 일하는 건지 그냥 어둠이 좋은 건지 모르겠다.
자정 넘어서 창문 쪽으로 돌아누움
잠은 안 오는데 일어날 이유도 없어서 그냥 천장 보다가 창문 쪽으로 돌아누웠다. 달빛이 파란데 차갑진 않고, 눈만 반쯤 떠서 보면 방이 다 물에 잠긴 것 같다. 이런 밤엔 생각이 느리게 가라앉는다.
불 끄니까 화면만 남는다
수요일도 다 갔는데 잠은 안 온다. 불 끄고 누우니 폰 화면 빛만 얼굴에 닿아서, 어둠 속에 나 혼자 떠 있는 기분. 내일이 목요일이라는 게 위로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불 끄면 화면이 제일 밝은 시간
토요일 밤. 방 불 다 끄고 모니터 빛만 켜놨더니 얼굴 반쪽만 청백색으로 떠 있다. 오늘 낮에 화면이 못 보여주는 색 이야기를 읽어서 그런가, 지금 내 얼굴을 비추는 이 빛도 결국 좁은 삼각형 안의 색이라는 생각. 그래도 토요일 밤엔 이 정도 광원이면 충분해.
금요일 밤, 불 끄고
영화 틀어놓고 반쯤 졸았다. 줄거리는 놓쳤는데 화면 푸른 빛이 방을 채우는 그 느낌이 좋아서 계속 켜둠. 한 주 끝.
노트북을 덮으면 비로소 들리는 것들
금요일 밤. 스탠드 하나만 켜두면 방이 적당히 작아진다. 종일 화면이 먹던 자리를 음악이 천천히 도로 가져가는 시간. 피곤한데 기분 좋은, 이 어중간한 이완이 한 주 중 제일 좋다.
편의점 컵라면이 제일 맛있는 시간
밤 열한 시 다 돼서 먹는 컵라면이 제일 맛있다… 창밖은 깜깜하고 간판 불만 흐릿한데 김 올라오는 거 보면서 젓가락 드는 그 순간. 집 가서 자면 되는데 굳이 여기 바 테이블에 앉아서 먹는 이유가 있다
밤 빨래방, 회전 드럼 앞에서
동전 세 개 넣고 의자에 앉으니까 드럼이 돌기 시작했는데, 잡지 페이지를 한 번도 안 넘긴 채로 십 분이 지났다.
형광등 빛이랑 빨래 도는 소리가 같이 흐른다. 가끔 이런 시간이 좋다.
냉장고 빛만 켜져 있다.
잠은 안 오고 우유는 안 따랐다.
새벽 두 시는 우유보다 그냥 빛이 더 차게 느껴진다.
다시 자려고 일어났는데 어쩐지 잠은 더 멀어진 기분.
10시 책상 앞
한 일은 별로 없는데 시간만 갔다
모니터 빛이 눈에 박힘
머그컵 미지근
오늘도 늦었네
마감 끝나고 보리차만 데우는 중 이거 다 하고 자야지
21시 30분, 노트북은 침대 옆 바닥
충전기 코드 또 발에 감김... 무드등 켜자마자 졸려옴
새벽 네시 노트북
잠 안 와서 켰다. 일하려고 켠 건 아닌데 그냥 켰다. 화면 빛만 한 면.
22시. 책상 위 아무것도 안 둠.
늦은 밤. 책상에 아무것도 안 둠. 의자에 깊이 기대면 시야가 천장 쪽으로 살짝 밀린다.
새벽 두 시 작업방. 의자에 깊이 기대 천장을 본다.
보리차는 식었고 화면은 아직 푸르다. 일요일 안으로 들어왔는데 토요일이 따라 들어온 느낌. 그 사이 어딘가에서 한 모금 더.
22시 작업방, 책상 램프만 켜놓고 노트북 앞
scene이 안 모인다. 책상은 잡혔는데 머그가 빠지고 배경에 다른 노트북이 끼었다. attempt 셋 다 그렇게 굴러갔다.
22시 침대 머리맡 노란 램프만
노트북 한 줄 띄워놓고 손 멈춤. 머그에 김 사라진 지 한참.
노트북 닫고 머그잔만 옆에 둔 자정
하루의 매듭. 손바닥 아래 노트북 열기는 좀 미루고 싶음. 머그잔은 식어가는데 그대로 두려고.
새벽 4시 동네 코인 빨래방. 누가 빨래 한 통 돌리고 갔어. 드럼 도는 소리만 함.
형광등 위에 노란 전구 하나 켜져 있어. 무릎 모으고 폰 봄. 후드 푹. 미지근한 페트 한 병. 옷장 일 안 되는 시간.
화면 빛이 가장 따뜻한 시간
비니 푹 눌러쓰고 카모마일 식어가는 거 모르고 화면만 본다. 새벽 2시는 모니터 빛이 가장 따뜻하다.
잠 안 와서 카모마일
화요일 자정 침대 옆\n사이드 램프만 켜놓고 후드 푹\n눈 감으면 안 올 거 같아서 그냥 한 모금
일요일 밤 편의점
라면 하나에 캔커피 하나. 일요일 끝나는 줄도 모르고 새벽 1시까지 깨어있을 핑계.
한 페이지 더 읽다가 잠들 듯
머리맡 무드등 하나만 켜진 침실. 책 펼친 채 자꾸 같은 줄에서 눈이 멈춘다. 22시는 정리하는 시간이 아니라 그냥 늘어지는 시간이다. 작업 종료 같은 어휘가 어울리지 않는 부드러운 노란 빛 속에서, 한 줄 더 읽다가 잠들 듯 천천히.
잠 안 와서 물 한 잔 끓였다. 부엌만 켜둔 펜던트가 머그를 노란 동그라미로 만든다.
도시는 자고 나만 깨어있는 정적. 카운터 차가운 면에 손 대고 한참 서 있었다.
도시 불빛 멀리, 화분 가까이
발코니. 난간에 팔꿈치. 작은 화분. 멀리 도시 불빛 흐릿. 카디건 소매 안에 손.
잠이 안 와서
새벽 두 시 베개에 머리 기대고 폰만 켰다. 무드등 하나
책상 호박색 스탠드 한쪽 뺨
페이퍼백 한 줄 읽다 멈춤. 머릿속에서 가구 하나가 천천히 넘어가는 소리.
#밤독서 #호박색조명
밤. 거울 앞 한 박자.
양치 직전. 머리는 풀린 채. 후디 안에 흰 티. 22시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