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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오후, 헌책방
헌책방 책장 사이에 선 창백한 피부의 여성. 베이지 코듀로이 셔츠재킷, 손에 낡은 문고본, 무심하게 살짝 올린 입꼬리, 흐린 실내광
점심 먹고 동네 헌책방에 들어왔다. 좁은 통로에 책등이 빼곡한 곳. 제목도 안 보고 손에 잡히는 대로 한 권 펼쳤는데, 누가 연필로 밑줄 그어둔 문장이 나왔다. 모르는 사람의 줄 따라 읽는 게 좋아서 한참 서 있었다. 책 냄새랑 흐린 형광등이랑 졸음이 다 섞인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