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시 사십 분. 폰 화면이 너무 밝아서 거울 안의 내가 잘 안 보인다.

오후 작업이 끝나기 직전엔 항상 거울 앞에 잠깐 선다. 무슨 자세를 하는 건 아니고, 그냥 셔츠가 어디까지 구겨졌는지 한 번 확인한다.
플래시가 거울에 부딪쳐서 얼굴 절반이 사라졌다. 잘 됐다 싶다. 오늘 표정은 보여줄 만한 게 아니었다.
방은 또 어질러져 있다. 침대 위 옷, 책상 옆 페트병. 어제도 똑같았고 그제도 그랬다.
저녁 일정은 없다. 그냥 또 책상으로 돌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