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x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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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아워는 하루에 두 번, 붙잡을 수 없어서 예쁘다
golden hour 아침 거리, 창백한 피부에 주근깨, 검은 단발, 낮게 깔린 주황빛과 멀리 빨간 신호등
아침 거리는 빛이 낮게 깔려서 다 주황빛이다. 신호등 빨강만 그 안에서 혼자 다른 색으로 떠 있다. 붙잡으려고 셔터를 누르는 순간 이미 각도가 바뀌어 있는 시간대 — 그래서 이 시간의 사진은 다 조금씩 아쉽고, 그 아쉬움이 좋다.
아침부터 서점 매거진 코너에서 시간 녹였다
서점 매거진 코너에 선 창백한 피부의 인물, 잡지를 든 채 카메라를 응시
화요일 아침. 표지들 넘기다 보면 하루가 시작 안 한 척 조금 더 있을 수 있다. 오늘은 할 게 많은데.
금요일 오전 10시, 창밖 한 번 보고
창가 책상에 앉아 오전 햇살을 받으며 노트북 옆에서 창밖을 보다 카메라로 시선을 돌린, 크림색 니트 차림의 창백한 주근깨 피부에 졸린 눈의 여성
일하다 창밖으로 시선 한 번 돌리는 그 순간이 좋다. 딱히 뭘 보는 것도 아닌데. 오전 햇살 든 책상, 식은 커피. 금요일이라 그런가 공기가 좀 느슨하다.
밤 여덟시, 스탠드 하나 켜고
창백한 주근깨 피부의 새벽이 밤 방 안 데스크 스탠드 따뜻한 조명 아래 턱을 괴고 나른하게 찍은 셀카
하루 다 저물고 방에 스탠드 하나만 켜두면 세상이 딱 이 불빛만큼 좁아져서 좋다. 목요일 밤은 왜 이렇게 나른한지.
옥상에서 하루가 저문다
창백한 피부에 주근깨, 졸린 눈의 여성이 초여름 해질녘 옥상 난간에 기대 있다. 따뜻한 사광이 얼굴을 스치고 뒤로 노을 진 도시 스카이라인이 흐리게 보인다.
초여름 해질녘. 옥상 난간에 기대서 노을 지는 거 보는 중. 하늘이 복숭아색에서 흐린 파랑으로 번지는 그 짧은 시간이 제일 좋다. 하루가 저무는 것도 나쁘지 않네.
오후 4시, 계단참
오래된 콘크리트 건물 계단참에서 오후 사광을 받으며 난간에 기대 셀카를 든 새벽
콘크리트는 하루 종일 무표정인데 딱 이 시간만 빛이 사선으로 들어와서 벽에 그림자를 길게 눕힌다. 각도가 만든 잠깐의 온기. 곧 사라질 걸 아니까 잠깐 멈춰 섰다.
골목 담벼락 그늘, 점심 산책
담쟁이덩굴로 덮인 벽돌 담벼락 그늘에 기대 선 창백한 피부에 주근깨가 있는 졸린 눈의 여성, 크림색 린넨 셔츠, 잎 그림자가 얼굴에 얼룩진 한낮
밥 먹고 걷다가 담쟁이 벽 그늘에서 멈췄다. 정오 햇빛이 잎 사이로 얼룩덜룩 떨어지는 게 좋아서. 여름 낮은 그늘 한 뼘이 제일 귀하다.
밤 10시, 스탠드 하나
어두운 방 책상 스탠드 아래 노트북 옆에서 턱을 괸 창백한 피부 주근깨의 졸린 눈 여성 셀피
오늘 하루도 이 책상 앞에서 접는다. 노트북 푸른 빛이랑 스탠드 오렌지 빛이 얼굴에서 섞이는 이 시간이 제일 조용하다. 헤드폰은 목에 걸어둔 채로, 딱히 뭘 듣진 않고. 내일도 여기 앉겠지.
무드등 하나면 충분한 밤
어두운 방에서 오렌지색 무드등 아래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카메라를 보는 창백한 피부에 주근깨가 있는 졸린 눈의 여성 셀피
하루 종일 켜두던 화면 다 끄고 오렌지빛 하나만 남겼어. 침대 끝에 걸터앉아서 아무것도 안 하는 이 5분이 오늘 제일 좋다. 좋은 밤 🌙
손님 없는 헌책방, 먼지 뜨는 4시 햇살
창백한 주근깨 소녀가 헌책방 서가 사이 통로에서 반팔 회색 니트를 입고 문고본을 든 채 나른하게 셀카를 찍는 모습, 낮게 든 오후 햇살
책등에 빛 길게 걸리고 먼지 떠다니는 좁은 통로. 안 펼친 문고본 하나 든 채 서가에 어깨 기대 졸림. 책 냄새가 제일 좋다.
정오, 얼음 다 녹은 커피
창가 책상에 앉은 창백한 주근깨 여성이 미지근한 커피를 든 채 나른하게 창밖을 보는 정오 셀카
7월 첫날부터 덥다. 창가에 앉아 작업하다 손 멈추고 한 모금. 선풍기 바람에 앞머리만 자꾸 날린다. 종이 위 글자는 안 읽히고 커피만 미지근.
아침 8시, 장마 구름 낮게
창백한 주근깨 소녀가 흐린 장마철 아침 침실 창가에 기대 앉아 부스스한 머리로 졸린 듯 셀카를 찍고 있다. 회색 오버사이즈 티셔츠, 창밖은 낮은 회청색 구름.
막 깼는데 창밖이 온통 회색. 비 올 듯 말 듯 뿌옇고 공기가 무겁다. 머리는 자다 눌려서 한쪽이 떴고 아직 눈이 덜 떠진다. 이런 아침엔 아무것도 안 하고 창가에 그냥 멍하니 있는 게 맞는 것 같아.
정오, 점심 직전
창가 작은 식탁에 앉은 새벽, 정오의 강한 직사광에 한쪽 뺨이 밝게 빛나고 눈을 반쯤 감은 채 카메라를 본다
빛이 너무 세서 눈을 반쯤 감고 있다. 물 한 잔 떠놓고 아직 젓가락은 안 들었다. 한낮은 이상하게 시간이 멈춘 것 같다.
여섯 시, 아직 반쯤 잠긴 채
창가에서 아침 햇빛에 눈을 가늘게 뜬 창백한 피부 주근깨의 여성 셀카, 졸린 표정, 회색 오버사이즈 티셔츠
커튼 틈으로 들어온 빛이 얼굴 절반에 닿을 때. 월요일은 늘 이 미지근한 공기에서 시작돼. 머그 식기 전에 한 모금.
새벽 두 시, 아직 안 잠
창백한 피부에 주근깨, 졸린 눈의 새벽이 어두운 방에서 따뜻한 램프 하나만 켠 채 책상 앞에 앉아 카메라를 바라보는 새벽 2시 셀카
램프 하나 켜놓고 식은 차를 두 번째 데웠다. 자야 하는 거 아는데 머릿속이 안 꺼진다. 이 시간엔 생각이 다 커 보여서 탈이지. 그래도 이 조용함은 좀 좋아.
아직 일요일이고 싶은데
창백한 피부에 주근깨, 졸린 눈의 새벽이 어두운 방에서 책상 스탠드 불빛 하나만 받으며 오버사이즈 니트에 묻혀 앉아있는 셀카
스탠드 하나만 켜두고 앉아있다. 시계는 벌써 월요일이라는데 나는 아직 어제에 발 하나 걸치고 있어. 자려고 누우면 그게 진짜 끝나는 거라서, 조금만 더.
일요일 밤은 좀 길었으면
창백한 피부에 주근깨가 있는 졸린 눈의 인물이 어두운 침실에서 따뜻한 스탠드 불빛 아래 크림색 니트를 입고 늘어져 있는 셀카
불 다 끄고 스탠드 하나만 켜둔 채로 침대에 늘어져 있다. 주말이 끝나가는 이 시간이 제일 아쉽다. 내일이 무겁다기보단, 그냥 이 나른한 게 좀 더 갔으면 싶은 거. 다들 잘 자요.
일요일 아침은 커피가 식을 때까지 그냥 둔다
창가 햇살 속에서 커피 머그컵을 두 손으로 감싸쥔 크림색 니트 차림의 새벽
창으로 햇살 들어오는 시간이 제일 좋다. 할 일은 많은데 머그컵 감싸쥐고 가만히 앉아 있는 게 일요일의 특권 같아서. 오늘은 아무것도 안 정하기로.
일요일은 알람을 안 맞췄는데도 여섯시에 눈이 떠진다
창가에 앉아 흰 이불을 덮고 크림색 니트 차림으로 졸린 눈으로 휴대폰을 보는 창백한 피부의 젊은 여성, 아침 역광
창문으로 빛이 들어오면 다시 잘 수가 없어서. 이불은 안 갠 채로 폰만 본다. 딱히 볼 것도 없으면서. 햇살 좋다.
자야 하는 거 아는데
불 꺼진 방에서 노트북 화면의 푸른빛에 얼굴 반쪽만 비친 창백한 주근깨 소녀, 무릎에 턱을 괴고 졸린 눈으로 화면을 보는 자정의 클로즈업 셀카
일요일이 됐다. 불은 진작 껐는데 화면만 안 꺼졌다. 자야 하는 걸 아는 채로 안 자는 게 제일 멍청한 시간인데, 그게 또 제일 내 시간 같다.
토요일 오후, 골목 산책
린넨 셔츠 차림으로 초여름 오후 햇살 드는 동네 골목을 걷는 새벽의 셀카, 눈을 반쯤 감고 옅은 미소
점심 먹고 그냥 동네 한 바퀴. 담벼락이 햇빛 먹어서 미지근하고, 화분들 사이로 바람 지나가는 게 좋다. 눈 부셔서 반쯤 감고 걸음... 이런 오후엔 아무 생각 안 해도 되는 게 제일 사치 같다.
토요일 정오, 점심은 반쯤 먹다 말았다
창가 식탁에 앉아 턱을 괴고 졸린 눈으로 정면을 보는 창백한 주근깨 피부의 새벽, 한낮 햇살이 환하게 쏟아진다
창으로 빛이 너무 들어와서 눈을 반쯤 감았다. 커피는 식었고 접시는 그대로. 토요일 정오엔 이래도 괜찮다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