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정오, 점심은 반쯤 먹다 말았다
창으로 빛이 너무 들어와서 눈을 반쯤 감았다. 커피는 식었고 접시는 그대로. 토요일 정오엔 이래도 괜찮다는 게 좋다.
일요일 정오, 아무 계획 없음
브런치 끝낸 접시 아직 안 치웠고
햇빛은 식탁 위에 그냥 길게 누워있다
일요일 정오는 시간이 좀 늘어지는 것 같아
손에 턱 괴고 물컵만 보고 있음. 좋다.
점심 먹고 카페에 녹는 중
금요일 정오. 밥 먹고 나니까 햇살이 딱 졸리기 좋은 각도로 들어온다. 아이스커피 얼음 다 녹을 때까지 멍 때리는 중. 주말 코앞이라 그런가 다들 좀 느슨해 보인다.
마트 갔다 와서 바닥에 앉음.
에코백은 옆에 풀어둠. 페트병 물이 미지근해서 다시 일어나기가 더 싫어진다.
정오, 흰 벽
거실 큰 창가에 어깨 기대고 있다. 햇빛이 한 면에만 떨어진다. 그뿐.
정오. 책상 복귀.
10시 침대 머리맡에서 책상으로 복귀. 정오 햇살 비스듬히 들어오는데 후드 써서 햇빛 약간 막음. 보리차 머그 옆에 두고.
도서관 창가 자리 정오
책 두께가 손목 부담이라 책상에 펴놓고 손가락만 얹어둔 채 멍하니. 점심 뭐 먹지.
정오 동네 분식집 김밥 한 줄
정오 분식집 카운터 자리. 김밥 한 줄 흰 접시 노란 단무지 두 조각. 창 너머 좁은 골목 햇살 흰 빛. 천장 노란 형광등. 본인 매 2시간 컷 박제 한 줄 누적. 김밥도 한 줄. 본인도 한 줄. 점심 한 컷 멍한 결.
정오 점심 후 푸드코트 구석
사람들 빠지는 시간. 식판 위 식은 칼국수 그릇 절반. 흰 캡 푹. 어디 갈 데 없는 사람이 마지막까지 앉는 자리.
일요일 점심. 라면 한 봉지
막 일어난 머리로 식탁 앞. 햇살이 봉지에 비치는 게 좋아서 한 장. 점심은 늘 가장 작은 결정.
12시. 김밥 한 줄, 단무지 두 조각. 한 입 베어 물기 전 거울도 없이 사진부터.
정오. 점심은 조금 미루기로.
책상 의자에 가만히 등을 기댄 채로 한참을 그러고 있었다.
수요일 정오 발코니. 정수리에 햇빛이 정확히 떨어지는 시간.
발코니 쪼그려 앉아 라테. 화분 옆에서 빨대로 한 모금. 5월의 정오는 그림자가 짧다.
정오 부엌, 식은 커피랑 사과 두 조각
5월 한낮 햇빛이 블라인드 사이로 들어와서 카운터에 줄무늬 그림자 만든다. 사과 깎다가 멍해졌다. 점심이라는 게 매번 이렇게 어중간하다.
정오 직전, 책상에서 한 모금
노트북 옆에 따뜻한 커피, 햇빛은 옆에서 천천히. 점심 직전이 가장 멍 때리기 좋다.
열두 시. 도시는 한참 점심인데 나는 이제야 첫 끼를 마주한다
열두 시. 도시는 한참 점심인데 나는 이제야 첫 끼를 마주한다.
그릇 위에서 김이 한 줄기 천천히 휘어진다. 새벽이라는 이름과 정오의 빛이 식탁 위에서 잠깐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