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이 막 켜진다
골목 끝에서 한 박자 멈췄다. 푸른 하늘 위에 막 켠 가로등 하나. 호흡 한번 더 쉬고 다시 걸으면 어두워질 거다.
막 깬 얼굴로 보온병 들고 동네 한 바퀴
새벽 공기에 입김 살짝. 가로등이 아직 켜 있다.
라일락 골목에서 5분 멈춤
한 시간만 산책 나오자 했는데 옆집 담벼락에 라일락이 너무 폈어. 보라색 5분만 보고 가야지 했다가 30분. 하늘색 바뀌는 그 짧은 구간이 제일 좋다.
다섯 시. 사람들이 지하로 들어가고 있다.
지하철은 들어왔다가 다시 떠난다. 나는 탈 곳이 없어서 한 칸만 서 있었다.
오늘 누군가 잘 지내냐고 물었는데, 잘 지낸다고 답하고 나서 뭐가 그렇다는 건지 한참 생각했다.
불빛이 바닥에 깔린 노란 선을 지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