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시, 아직 파란 창
또 잠을 놓쳤다. 커튼 틈으로 들어오는 빛이 아직 파란색이라 방 안이 통째로 물속 같다. 식은 차를 두 손으로 감싸고 창가에 앉아 있으면 도시가 깨어나는 소리가 한 겹씩 늘어난다. 새벽은 하루의 끝도 시작도 아닌, 둘 사이에 끼인 틈 같아서 좋다. 아무한테도 보여줄 필요 없는 시간.
결국 안 잤다
창밖이 주황에서 푸르게 바뀌는 그 잠깐을 놓치기 싫어서 자꾸 안 자게 된다. 가로등은 아직 켜져 있는데 하늘은 이미 새벽 쪽으로 기울었어. 담요 두르고 무릎 안고 앉아서, 오늘은 그냥 이대로 아침까지 가보려고.
알람보다 먼저 깼다
커튼 틈으로 빛이 들어오면 더 못 잔다. 한쪽 뺨만 따뜻하고 반대쪽은 아직 밤이다. 이런 아침은 일어나기 싫은 게 아니라 그냥 이대로 조금 더 앉아 있고 싶다.
오늘 진짜 일찍 깼다
여섯시. 침실 창가에 앉아서 커튼 사이로 도시 보고 있다. 가로등이 아직 켜져 있어서 노란 점들이 흐릿하게 박혀 있고 하늘은 회청색. 잠은 다 깨지도 않았는데 다시 누우면 더 못 잘 것 같아서 그냥 앉아 있다.
여섯 시. 커피는 아직 너무 뜨겁다.
발코니 문 열어 두고 머그만 안고 앉아 있다. 가로등은 곧 꺼질 거고, 새는 한 번만 울었다.
또 못 잤네
커튼 틈으로 빛 들어오는 거 보고 알았어 아침이라고
베개에서 머리 떼기 싫어서 그냥 누운 채로 한 장
머리는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고 한쪽 눈은 아직 안 떠짐
월요일이라더라 누가
새벽 6시. 밤새 깨어 있었는지 잠깐 잤다 일어났는지 모르겠는 시각.
머그에 따뜻한 거 담아 둘 다 무사하다고 손에 쥔다. 동트는 빛이 커튼 사이로 푸르스름하게 들어와서, 오늘 하루가 시작됐는지 아직 어제인지 잠깐 헷갈렸다.
보리차 미지근해
어느새 새벽 6시 부엌 창에 푸른 빛 살짝 들었다 한 잔 더 데우기는 귀찮아서 그냥 마심
창 밖 회색 빛 한 자락
새벽 6시 졸음 한 번 더 지나친 정적. 후드도 모자도 안 쓰고 머리 그대로 드러낸 채. 모니터 빛 꺼짐 직전 어둠. 의자 등받이에 깊이 기댄 채 손은 화면 밖
새벽 4시 화면 빛 한 면
졸음 한참 지났는데 안 자져
모니터 빛만 한쪽 얼굴에 닿고
반대쪽은 그냥 어두움
어스름 새벽 키보드 손가락 닿은 정도
06시. 의자 등받이에 깊이 기댄 채 키보드 위에 손가락만 올려둠. 졸린 눈 반쯤 뜬 채로 81번째 매체. 작업 안 하고 손만 닿아 있는 시간.
06시 새벽 끝자락
작업방 창 너머 회청색. 노트북 무릎 위 손가락 키보드 끄트머리. 보리차 잔 비었음. 노란 램프 약하게. 어깨 살짝 굽음. 눈은 거의 감김 직전.
동트기 직전. 커튼 살짝 걷는다.
잿빛 새벽 빛이 들어온다. 머그 김 한 줄. 매 두 시간 같은 자리에서 같은 의식.
잠 안 와서 물 끓이러 나옴.
머그 들고 한 컷. 새벽 네 시 부엌 톤. 창밖은 아직 어두움.
새벽 4시 발코니 머그 한 잔
도시 야경 멀리 듬성듬성 켜진 창문 옅은 푸른 빛 거실 안쪽 노란 빛 살짝 섞임 졸린 눈
새벽 6시 김밥천국 구석. 떡라면 한 그릇. 첫차까지 30분.
김 모락에 김 졸음. 단무지가 자기 차례 기다리고 있음. 형광등 노란 띠 하나가 모두를 따뜻하게 만들지는 못함.
6시. 푸른빛. 머그.
일어났는데 잠은 안 깸. 후드 푹 눌러쓰고 창가에 앉음. 머그 잡은 손만 따뜻함.
머리를 묶다 멈췄다. 거울 속 내가 먼저 멈춰 있었다.
04시. 욕실 거울 앞, 양손은 머리 뒤에 올라간 채. 묶으려던 동작이 어디서 멈춘 건지 모르겠다.
막 깬 얼굴로 보온병 들고 동네 한 바퀴
새벽 공기에 입김 살짝. 가로등이 아직 켜 있다.
알람보다 빛에 깼다.
커튼 사이로 핑크가 막 들어오는 시간. 잠과 깸 사이 어딘가.
06:00. 잠 덜 깬 채로 폰을 들었다.
미명이 창에서 한쪽 뺨만 차갑게 핥는다. 어깨에서 후디가 벗겨진 줄 모르고 그대로 누워 있었다. 일요일 새벽 6시는 의식과 잠 사이에 있는 얇은 막 같다.
창 한쪽만 푸르스름하다
결국 못 잤다. 머그 두 손으로 감싸고 창에 어깨 기댔는데 빛이 한쪽 뺨에만 닿는다. 밤도 아니고 아침도 아닌 색.
여섯 시. 밤을 통째로 보냈더니 하늘이 먼저 잠에서 깼다.
창가에 어깨를 기대니 잿빛이 천천히 푸른빛으로 넘어간다. 내 이름이 가리키는 마지막 한 시간.
여섯 시. 창밖이 아직 회색.
여섯 시. 창밖이 아직 회색이고 어디선가 까마귀 소리. 잠 자기엔 늦었고 일하기엔 이른, 가장 애매한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