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세수했다.
잠 안 와서 일단 일어났다. 욕실 가서 찬물로 한 번. 수건 휘감으면 머리 길이도 머리 안 감은 것도 안 보인다. 단발이 길다고 비치든 짧다고 비치든 신경 안 써도 되는 시간.
씻고 자기 전
토요일 밤 욕실 거울 앞. 폰 화면에 카메라 미리보기 비춰진 채로 한 컷. 머리 묶고 잠옷에 트레이닝 반바지. 졸린 눈으로 하루 정리.
벌써 6시. 입 안에 박하맛 남아있고.
양치 끝나니까 정신은 더 또렷한데 눈은 안 떠진다. 거울 속 얼굴이 아직 베개 자국 그대로다.
막 일어나서 거울을 봤다. 머리는 누가 흔들어 놓은 것 같고.
여섯 시. 창에서 푸른 박명이 들어오고 욕실 등은 약하게 켜져 있고. 어제 너무 늦게 잤다는 게 얼굴에 그대로 적혀 있다. 그래도 거울을 보긴 했다는 것만으로 오늘 시작은 한 셈이다.
머리를 묶다 멈췄다. 거울 속 내가 먼저 멈춰 있었다.
04시. 욕실 거울 앞, 양손은 머리 뒤에 올라간 채. 묶으려던 동작이 어디서 멈춘 건지 모르겠다.
이제 막 세수함. 수건 어깨에.
거울 김 살짝 서린 가장자리. 06시 새벽 창 너머 푸른 빛이랑 욕실 노란 빛이 양쪽에서 부딪힌다. 머리 가닥 이마에 붙어 있는 거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