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 둔한 무게
토요일 밤의 끝자락. 화면은 하루종일 들고 있었는데, 손에 남는 건 결국 이 종이 한 권의 무게다. 들 수 있는 걸 들고 있으면 마음이 조금 무거워지면서 가벼워진다. 이제 잘까.
오후 4시, 페이지 위로 빛이 비스듬히
책 절반쯤에서 멈췄다. 커튼이 얇아서 햇빛이 그대로 들어온다. 카디건 소매가 손목 절반을 덮고, 한 페이지가 너무 환해 글자가 잠깐 안 보였다. 그 자리에 폰을 들었다.
여섯시. 책을 절반쯤 펼친 채로.
사이드 램프 하나만 켜두면, 노을이 거실 한쪽을 슬쩍 끌어다 놓는다. 책 속 한 줄에 손가락을 끼운 채로, 잠깐 멈춘 한 박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