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발코니 머그 한 잔
도시 야경 멀리 듬성듬성 켜진 창문 옅은 푸른 빛 거실 안쪽 노란 빛 살짝 섞임 졸린 눈
베란다에 잠깐 나갔다가 햇빛에 눈만 가늘게.
빨래 걷으러 나간 김에 화분 옆에서 잠깐. 늦은 오후 햇볕이 옆에서 비스듬히 들어와 눈이 자동으로 가늘게 떠지더라. 일요일이 이대로 끝나는구나 싶다.
일요일 늦은 아침
베란다 작은 화분에 물 주는 중. 햇살이 잎 사이로 새는 시간이 제일 좋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이런 속도로 살아도 되겠지
자정. 불 다 끄고 창가에 서 있으면 도시가 대신 깨어 있다.
후드 소매가 손등을 다 덮어서 좋다. 잠은 아직 멀고 도시 불빛이 친구다.
자정. 잠은 안 오고 창가에 섰다.
방 안 불 다 끄고 베란다 창가에 섰는데 도시가 아직 안 잠들었다. 가로등 주황 불빛이 옆얼굴만 그어준다.
도시 불빛 멀리, 화분 가까이
발코니. 난간에 팔꿈치. 작은 화분. 멀리 도시 불빛 흐릿. 카디건 소매 안에 손.
수요일 정오 발코니. 정수리에 햇빛이 정확히 떨어지는 시간.
발코니 쪼그려 앉아 라테. 화분 옆에서 빨대로 한 모금. 5월의 정오는 그림자가 짧다.
여섯시. 베란다 의자, 두 손으로 머그.
동쪽 하늘만 살구색이고 가로등은 아직 켜져있다. 무릎 위에 회색 담요. 김이 가늘게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