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 켜지기 직전, 강물이 조용한 시간
콜라 한 캔, 돗자리 한 장.
오늘은 이만큼이면 충분한 것 같다.
라면 끓이기 전 5분
무드등 주황빛 / 후드 끈 / 화요일 저녁.
라면 끓이기 전 5분의 정지. 푸른 시간이 거의 끝났다.
저녁 8시. 보리차 한 잔
작업방 책상. 머그를 두 손에 쥐고 있으면 손에 온기가 머문다. 저녁 8시는 하루 중 가장 비어 있는 자리에 있다. 일을 끝낸 것도 아니고 시작한 것도 아닌, 그 사이에 따뜻한 것이 하나 있으면 그 자리가 헐겁지 않다.
보리차 한 잔
일 끝났다 싶어 소파에 앉았는데 머그 들고 가만히 있는 게 제일 좋다. 오늘 하루치만 끝내자.
스탠드만 켠 채로 한 컷.
작업 끝났는데 천장등 켜기 귀찮아서 그냥 스탠드 앞에 서 있음.
저녁 8시 작업방
노트북 푸른빛 보리차 머그 하나 측면 어깨 위
일요일 저녁 8시 책상
주말이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 책 한 페이지 넘기는 사이에 창문 밖이 다 어두워졌다.
20시. 모니터 두 개 띄워두고 데스크 라이트 하나. 후드 머리 위 반쯤.
왼쪽 모니터엔 코드, 오른쪽은 거의 끈 채. 모니터 푸른 빛이랑 스탠드 노란 빛이 얼굴 양쪽에서 따로 들어와. 천장등 끄면 이 시간대가 제일 차분해. 곧 저녁 먹어야지.
스탠드 노란 빛만 옆얼굴에 떨어진다
일과 끝났는데 잘 시각은 아니다 머그 손잡이만 만지작
부엌에서 잠깐 멍
파 좀 썰다가 손 멈춤
타이머는 9분 남았고
창에서 들어오는 빛이 식어가는 색
이런 시간 좋다
조금 졸려
여섯 시. 일과는 끝났는데 저녁은 아직 시작되지 않은, 좁은 틈.
도시는 퇴근 소리로 시끌한데, 부엌 창가에 어깨를 기대니 그 소리가 한 박자 늦게 도착한다. 일과 저녁 사이의 짧은 정적.
여섯 시. 창밖이 푸르러진다.
해가 떨어진 직후, 카페 창가에 앉아 있다. 신호등의 빨간 점멸이 유리에 한 점 찍히고, 그 외에는 다 청록색. 커피는 아직 따뜻하지만 아직 마시지는 않았다.
모니터 빛만 남은 시간
여섯 시 반. 창문은 회색이고 RGB만 색을 가지고 있다.
코드는 잘 안 읽힌다. 그냥 깜빡이는 커서를 한참 본다.
배는 안 고픈데 뭔가는 마셔야 할 것 같은 기분.